"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가슴이 아프고 손이 벌벌 떨립니다." 박영순(가명·79) 씨가 병상에 누운 딸 안유정(가명·49) 씨를 보고 연신 가슴을 치며 말했다.
유정 씨는 지난해 11월 지인에게 폭행당해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 사고 직후에는 움직이고 말하는 데 큰 지장이 없었지만 현재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고 목 아래를 거의 움직이지 못한다. 코와 기도로 연결된 가느다른 호스와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유정 씨가 중환자인 걸 알아보게 했다.
유정 씨는 사람이 드나들면 고개를 돌려 쳐다보고 눈동자도 움직였다. 언니 안미정(가명·51) 씨가 애처로운 눈길로 동생을 보다 눈물을 훔쳤다. 안씨는 "이렇게 멀쩡해 보이는 사람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치료를 안 할 수도 없고…" 라며 말끝을 흐렸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지인의 폭력에 심각한 뇌손상 입어
끔찍했던 사건은 지난해 11월 2일 벌어졌다. 20년 동안 친구로 지냈던 A씨가 유정 씨의 집을 찾아왔다. 술에 취한 A씨는 말다툼 끝에 유정 씨의 얼굴과 머리를 마구 때렸고, 흉기를 휘둘러 목에 10㎝ 길이의 상처까지 입혔다.
A씨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유정 씨를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버려두고 달아났다. 유정 씨는 비교적 일찍 발견된 덕분에 응급치료를 받고 회복하는 듯 했다. 연락을 받고 달려간 가족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고, 다음날에는 엉망이 된 집안을 정리하러 잠시 병원에서 외출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심각한 후유증은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건 후 1주일이 지나고 장기 입원하고자 옮긴 병원에서 유정 씨의 말은 점점 어눌해졌고 이유없이 주변을 배회하기도 했다. 정신과 질환을 의심하고 또다른 병원으로 옮겼지만 대화를 이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혀가 말렸다. 뒤늦게 다시 찾은 대학병원에서는 외부충격에 따른 뇌손상 진단을 받았다. 호흡도 스스로 하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중환자실에서 연명치료를 받으며 보름을 보냈다.
의료진은 현재 유정 씨가 뇌 기능의 80% 가량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인지기능이 매우 떨어졌고, 의사소통은 전혀 불가능한 상태다. 코로 삽입한 호스를 통해 영양공급을 하고 있고 호흡도 불안정해 기도삽관을 했다. 양쪽 다리 모두 무릎과 발목 관절이 굳어 거의 움직이지 않고 오랜 병상생활로 엉덩이에 주먹만 한 욕창이 생기는 등 건강 상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천만원 치료비는 부담…느리지만 호전되는 모습에 기대
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치료비와 간병비 부담이다. 가해자는 경찰수사 과정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이후 모든 치료비는 가족들이 책임지고 있다. 올해 28세인 딸이 인천에서 홀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박봉에 외지생활로 경제적인 도움을 주긴 어렵다.
이미 쌓인 치료비와 간병비만 3천만원이 넘었다. 이 가운데 가족들이 지인들에게 빌린 돈만 2천만원 정도다. 특히 매달 300만원에 가까운 간병비 부담이 가장 크다. 앞으로 언제까지 투병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미래는 더욱 막막하기만 하다.
직접 간병을 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어머니 박씨는 고령이고 언니 미정 씨도 공황장애와 불안장애로 손을 심하게 떨어 다른 사람을 돌볼 처지가 못된다. 미정 씨도 한 달 90만원 가량인 기초생활수급비로 두 딸과 함께 빠듯하게 살고 있다. 박 씨는 "미정산 병원비 800만원을 납부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는다"고 했다.
어려운 형편에도 가족들은 느리지만 조금씩 나아지는 유정 씨를 보며 힘을 내고 있다. 의식조차 없던 유정 씨가 요즘은 가족들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등 주변 상황에 반응을 보이고 있어서다.
박씨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에는 건강한 유정 씨가 활짝 웃고 있다. 박씨가 잠시 옅은 미소를 짓다 이내 흐느끼며 말했다. "생활용품 외판원으로 힘들게 돈을 벌어도 가족들한테 쓰는 건 아끼지 않을 정도로 살갑고 예쁜 딸이었습니다. 딸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지켜줘야죠."
◆지인 폭행으로 뇌손상 입은 안유정 씨에 1천236만원 성금
지인의 폭행으로 인해 뇌손상을 입고 투병 중인 안유정(가명·49·6월 5일자 16면) 씨 사연에 39개 단체 68명의 독자가 성금 1천236만5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성금을 보내주신 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건화문화장학재단 200만원 ▷일지테크 100만원 ▷평화큰나무복지재단 100만원 ▷삼화실업(문진기) 50만원 ▷㈜태린(배민경) 40만원 ▷㈜서원푸드 30만원 ▷신라공업 30만원 ▷㈜신행건설(정영화) 30만원 ▷한라공영한라스파랜드 30만원 ▷한미병원(신홍관) 30만원 ▷(재)대백선교문화재단(정진호) 20만원 ▷㈜동아티오엘 20만원 ▷대창공업사 20만원 ▷매일신문이웃사랑제작팀 20만원 ▷금강엘이디제작소(신철범) 20만원 ▷한영아동병원 20만원 ▷㈜우주배관종합상사(김태룡) 10만원 ▷이원도법무사 10만원 ▷원일산업 10만원 ▷제일키네마섬유 10만원 ▷주님사랑 10만원 ▷㈜허브누리 5만원 ▷김영준치과(김영준) 5만원 ▷대구사랑대리운전 5만원 ▷명EFC㈜(권기섭) 5만원 ▷문산철학연구소(성병찬) 5만원 ▷베드로안경원 5만원 ▷세무사박장덕사무소 5만원 ▷세움종합건설(조득환) 5만원 ▷우리들한의원(박원경) 5만원 ▷전피부과의원(전의식) 5만원 ▷제이에스테크(김혜숙) 5만원 ▷중앙안과의원(김일경) 5만원 ▷참한우소갈비집(신동애) 5만원 ▷채성기약국(채성기) 5만원 ▷국선도신매수련원 3만원 ▷동신통신㈜(김기원) 3만원 ▷청맥학원 3만원 ▷하나회 1만원
▷김상태 100만원 ▷이신덕 30만원 ▷박성환 박철기 각 20만원 ▷박재영 7만원 ▷동차미 6만8천원 ▷김미순 김진한 박성애 박손출 신정숙 유홍주 이경자 이응석 이진홍 정원수 조득환 최병열 황영목 각 5만원 ▷서석호 4만원 ▷라선희 3만3천원 ▷김대식 김순곤 김태욱 박승호 박임상 서제원 신광련 장충길 한동언 각 3만원 ▷권상태 김정수 김태천 류휘열 신일성 윤갑기 이소석 이재숙 이해수 각 2만원 ▷남상훈 1만1천원 ▷권영윤 권재현 김성옥 김성옥 김정호 김정회 박홍선 성영아 손진호 이서현 이운호 이원형 전병옥 전홍영 정기호 지호열 최상목 최순자 각 1만원 ▷이재욱 조인숙 각 5천원 ▷김기만 이장윤 각 2천원
▷'지원정원' 10만원 ▷'은혜' '재원수진' '지현이 동환이' 각 5만원 ▷'같이살자' '공익 김동현' '동국' '좋은인연' 각 5천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이웃사랑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웃사랑 계좌는 ‘069-05-024143-008(대구은행). 700039-02-532604(우체국) ㈜매일신문사’입니다. 이웃사랑 기부금 영수증 관련 문의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구지역본부(053-756-9799)에서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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